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 '이 주식, 비싼 걸까 싼 걸까?'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하게 됩니다. 어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비교하며 판단하고, 또 다른 이는 그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돈을 계산해 가치를 매깁니다. 이처럼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바로 상대가치평가 와 절대가치평가 로 나뉩니다.
마치 아파트 값을 알아볼 때, 옆 단지 비슷한 평수와 시세를 비교하는 방법( 상대가치평가 )과 그 집의 입지, 향후 개발 호재 등 고유한 잠재력을 분석하는 방법( 절대가치평가 )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두 가지 방법은 각각 뚜렷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어느 하나만 고집하기보다는 두루 이해하고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성공적인 투자의 첫걸음인 기업 가치 평가, 그 핵심 두 축인 상대가치평가 와 절대가치평가 에 대해 알기 쉽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상대가치평가 vs 절대가치평가 한눈에 비교하기
두 평가 방식의 차이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표로 정리했습니다.
| 구분 | 상대가치평가 (Relative Valuation) | 절대가치평가 (Absolute Valuation) |
|---|---|---|
| 개념 | 유사 기업과 비교를 통해 가치를 평가하는 '시장 기반' 방식 | 기업의 내재적 가치(미래 현금흐름 등)를 직접 추정하는 '펀더멘털 기반' 방식 |
| 핵심 질문 | "시장에서 다른 유사 기업들은 얼마에 거래되고 있는가?" | "이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현금의 현재 가치는 얼마인가?" |
| 주요 모델 | PER, PBR, PSR, EV/EBITDA 등 | DCF (현금흐름할인법), RIM (초과이익모델) 등 |
| 장점 | - 계산이 쉽고 직관적 - 시장 상황 및 투자 심리 반영 - 데이터 확보 용이 |
- 기업의 펀더멘털에 집중 - 시장과 무관한 독립적 평가 가능 - 장기적 관점의 투자에 유용 |
| 단점 | - 비교 그룹 선정의 주관성 - 시장 전체가 고평가/저평가 시 평가 왜곡 - 개별 기업의 잠재력 미반영 가능 |
- 미래 예측의 어려움 - 가정에 따라 결과 값 변동성이 큼 - 계산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움 |
상대가치평가: '시장의 눈'으로 가치 찾기
상대가치평가 는 이름 그대로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가치를 매기는 방식입니다. 내가 평가하려는 기업을 동종 산업의 경쟁사나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들과 비교하여 현재 시장에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지 가늠합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매긴 '가격'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시장접근법(Market Approach)'이라고도 불립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지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PER (Price Earnings Ratio, 주가수익비율) :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입니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대비 주가가 몇 배인지를 나타내죠. PER이 10배라면, 내가 투자한 원금을 기업의 순이익으로 회수하는 데 10년이 걸린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동종 업계 평균 PER보다 낮으면 이익 대비 저평가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PBR (Price Book-value Ratio, 주가순자산비율) : 주가를 주당순자산(BPS)으로 나눈 값입니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대비 주가가 몇 배인지를 보여줍니다. 만약 PBR이 1배 미만이라면, 회사가 당장 모든 활동을 멈추고 자산을 전부 팔아치워도 현재 주가보다는 많은 돈이 남는다는 의미가 됩니다.
- EV/EBITDA (Enterprise Value / EBITDA) : 기업가치(시가총액 + 순차입금)를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입니다.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 대비 기업 전체의 가치가 몇 배인지를 나타냅니다. 특히 설비 투자가 많은 제조업이나 국가 간 기업 비교에 유용하게 쓰입니다.
상대가치평가의 장점과 단점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직관적이고 편리하다 는 점입니다. 네이버 금융 페이지만 들어가도 PER, PBR 같은 지표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경쟁사보다 싸다' 혹은 '비싸다'는 식의 빠른 판단이 가능합니다. 또한 시장의 현재 분위기와 투자 심리가 가격에 반영되어 있어 현실적인 평가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명확한 단점도 존재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비교 대상 선정의 함정 입니다. 어떤 기업을 비교 그룹(Peer Group)으로 삼느냐에 따라 평가 결과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2000년 닷컴 버블처럼 시장 전체가 비이성적으로 과열된 시기에는 모든 기업의 PER이 높게 형성되어, 이를 기준으로 한 상대가치평가 는 '덜 고평가된 주식'을 찾을 뿐, 진정한 의미의 저평가 주식을 찾기 어렵게 만듭니다.
절대가치평가: '기업의 속'을 들여다보기
절대가치평가 는 시장의 가격표를 잠시 떼어놓고, 오직 기업 그 자체의 본질적인 가치, 즉 '내재가치(Intrinsic Value)'에 집중하는 방법입니다. 기업이 앞으로 벌어들일 모든 현금을 현재 시점의 가치로 환산하여 그 총합이 얼마인지를 계산합니다. '가치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이 강조하는 방식이며, 기업의 펀더멘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모델은 다음과 같습니다.
- DCF (Discounted Cash Flow, 현금흐름할인법) : 절대가치평가 의 꽃이라 불립니다. 기업이 미래에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예측하고, 이를 미래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할인율'로 나누어 현재가치로 가져오는 방식입니다. 이 현재가치들을 모두 더하면 기업의 내재가치가 산출됩니다.
- RIM (Residual Income Model, 초과이익모델) : 기업의 자기자본으로 기대되는 정상 이익을 '초과'하여 벌어들인 이익을 기반으로 가치를 평가합니다. DCF보다 회계 장부상 수치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계산이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절대가치평가의 장점과 단점
절대가치평가 의 최고 장점은 시장의 단기적인 소음이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기업의 펀더멘털에 기반한 독립적인 판단 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시장 전체가 침체되어 있을 때 남들이 보지 못하는 진주 같은 저평가 기업을 발굴할 수 있으며, 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세우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은 미래 예측의 불확실성 에 있습니다. DCF 모델의 핵심 요소인 미래 매출 성장률, 이익률, 할인율 등은 모두 분석가의 '가정'에 의존합니다. 이 가정을 1%만 바꾸어도 최종 기업가치는 수십 퍼센트씩 차이가 날 수 있어, 분석가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매우 큽니다. 또한 계산 과정 자체가 재무·회계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가 직접 해보기에는 난도가 높다는 진입장벽이 있습니다.
결론: 두 개의 눈으로 균형 잡힌 투자하기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평가 방법을 사용해야 할까요? 정답은 '두 가지 모두를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우월한 방법은 없으며, 두 방법은 서로의 약점을 채워주는 훌륭한 파트너 관계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활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1단계 (절대가치평가) : 먼저 DCF와 같은 절대가치평가 를 통해 관심 기업의 내재가치를 계산해 봅니다. 이를 통해 '이 기업의 주가는 최소 얼마에서 최대 얼마까지가 적정하다'는 자신만의 기준 범위를 설정합니다.
- 2단계 (상대가치평가) : 그 다음, PER, PBR 등 상대가치평가 지표를 활용해 현재 시장에서 이 기업이 경쟁사들 대비 매력적인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절대가치평가 로 계산한 A 기업의 내재가치가 주당 20,000원인데 현재 주가가 12,000원이라면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상대가치평가 결과 A 기업의 PER이 경쟁사 평균보다 현저히 낮다면 '시장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력적인 투자 기회라고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투자는 복잡한 수식 하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기업의 본질을 파고드는 절대가치평가 의 깊이와 시장의 흐름을 읽는 상대가치평가 의 넓이를 모두 활용하여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때, 비로소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투자 원칙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투자 추천이 아니며,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모든 투자의 최종 결정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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